실체로서 김정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김정은은 자기 고모부를 총으로 쏴 죽이고 이복 형은 독가스로 살해했으며 말레이시아 국민을 단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억류했다. 김씨 세습 왕조의 독재 군주요, 조폭 두목이나 다름없다. 그런 김정은과 지금 대화하자는 건 칼을 목에 들이대고 “다 내놔” 윽박지르는 강도에게 “대화하자”는 것과 같다. 이 때의 대화는 “달라는 대로 주는 것”밖에 없다. 지금 왜 굳이 그런 말이 필요한가. 이중 잣대도 문제다. 박근혜씨를 몰아내자며 광장의 맨 앞자리에 섰던 문재인이다. “탄핵 안 되면 혁명뿐”이라며 압박했다. 김정은과는 대화를 말하면서 박근혜는 청산의 대상으로 몰고 있다. 왜 “북한 동포들이 시민 혁명으로 (김정은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설마 박근혜의 잘못이 김정은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인가.
이런 얘기에 대해 문재인 쪽 반응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또 종북몰이”라며 일축할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 주기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빨갱이’란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김종필의 손을 잡았다. 그토록 미워했던 ‘유신 본당’마저 끌어안았다. DJ의 가장 큰 치적인 외환위기 극복도 자유민주연합과의 연정을 통해 가능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을 이어간 동력도 여기서 나왔다. DJ가 설마 문재인만 못해서 JP와 손을 잡았겠나.
국민 절대 다수가 다음 대통령의 소명으로 안보와 경제를, 덕목으론 통합과 소통을 꼽는다. 누구보다 지지율 1위, 대통령 예약 1순위인 문재인이 솔선해야 할 가치다. 그저 통합과 치유, 안보와 경제를 말하기만 하면 된다. 그게 그리 어려운가. 적폐 청산, 친일 청산에 집착할 다른 이유라도 있나. 항간의 소문대로 ‘적폐·친일 청산’의 타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서, 고 노무현의 복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도 되나. 진영 논리로 정권을 잡을 수는 있어도 통치는 할 수 없다.
3대 신용평가사는 한결같이 “한국 경제를 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보”라고 말한다. 이들이 안보 불안을 재는 잣대는 딱 하나다. “북한의 위협보다는 남쪽이 어떻게 대응할지 입장과 의지가 중요하다.”
-중앙일보-
이게 무슨 말인가. 김정은은 자기 고모부를 총으로 쏴 죽이고 이복 형은 독가스로 살해했으며 말레이시아 국민을 단지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억류했다. 김씨 세습 왕조의 독재 군주요, 조폭 두목이나 다름없다. 그런 김정은과 지금 대화하자는 건 칼을 목에 들이대고 “다 내놔” 윽박지르는 강도에게 “대화하자”는 것과 같다. 이 때의 대화는 “달라는 대로 주는 것”밖에 없다. 지금 왜 굳이 그런 말이 필요한가. 이중 잣대도 문제다. 박근혜씨를 몰아내자며 광장의 맨 앞자리에 섰던 문재인이다. “탄핵 안 되면 혁명뿐”이라며 압박했다. 김정은과는 대화를 말하면서 박근혜는 청산의 대상으로 몰고 있다. 왜 “북한 동포들이 시민 혁명으로 (김정은을)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설마 박근혜의 잘못이 김정은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인가.
이런 얘기에 대해 문재인 쪽 반응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또 종북몰이”라며 일축할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더 생각해 주기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빨갱이’란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김종필의 손을 잡았다. 그토록 미워했던 ‘유신 본당’마저 끌어안았다. DJ의 가장 큰 치적인 외환위기 극복도 자유민주연합과의 연정을 통해 가능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햇볕정책을 이어간 동력도 여기서 나왔다. DJ가 설마 문재인만 못해서 JP와 손을 잡았겠나.
국민 절대 다수가 다음 대통령의 소명으로 안보와 경제를, 덕목으론 통합과 소통을 꼽는다. 누구보다 지지율 1위, 대통령 예약 1순위인 문재인이 솔선해야 할 가치다. 그저 통합과 치유, 안보와 경제를 말하기만 하면 된다. 그게 그리 어려운가. 적폐 청산, 친일 청산에 집착할 다른 이유라도 있나. 항간의 소문대로 ‘적폐·친일 청산’의 타깃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서, 고 노무현의 복수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라도 되나. 진영 논리로 정권을 잡을 수는 있어도 통치는 할 수 없다.
3대 신용평가사는 한결같이 “한국 경제를 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보”라고 말한다. 이들이 안보 불안을 재는 잣대는 딱 하나다. “북한의 위협보다는 남쪽이 어떻게 대응할지 입장과 의지가 중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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