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국 국난은 국민의 몫'

오리지널마인드 2017. 4. 25. 13:51
[사설] 국민 부끄럽게 한 '역대 최악' 대선 토론회

23일 중앙선관위 주관 첫 TV 토론회는 많은 국민에게 '정말 저 사람 중에서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가'라는 회의(懷疑)를 안겨줬던 최악의 대선 토론회였다. 지금 우리는 북의 핵·미사일 위협 앞에서 군사 조치를 포함한 미·중의 선택이 우리 진로를 어떻게 결정할지 모르는 심각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싫든 좋든 지금 후보 중 한 명에게 이런 나라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23일 토론회는 그에 대한 논의가 주(主)가 돼야 했으나 시작 때 북핵 해법에 대한 공통 질문에 각자 짤막하게 답한 것이 전부였다. 북핵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도 미국과의 공조,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 다자 외교 주도, 미 전술핵 재배치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들뿐이었다.

국민은 누가 안보 적임자인지가 궁금했지만 이후 각자 하고 싶은 말만 했다. 한 후보는 자기 가족에 대한 다른 후보 측 검증 공세를 비판하는 데 자기 시간의 상당 부분을 썼다. 국방·안보 정책이라고 해 봐야 병사 월급을 얼마나 올려줘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 거의 유일했다. 인터넷과 SNS에서 '유치함의 극을 달렸다' '이런 사람들을 뽑아야 하는 투표권도 부끄럽다' '결국 국난은 국민의 몫'이란 혹평이 나왔다. 앞으로 대선까지 세 번의 TV 토론이 남았다. 23일과 같은 토론이 계속되면 유권자들이 아예 외면할 것 같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