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안합니다
오리지널마인드
2017. 1. 17. 23:31
예전에 테드(Ted)에서 들은 강연 내용이다.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 그리고 백인 남성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흑인 여성이 백인 여성에게 물었다. “넌 아침에 거울을 보면 뭐가 보이니?” 백인 여성이 대답했다. “한 명의 여성이 보여.” 흑인 여성이 말했다. “그게 너와 나의 차이점이구나. 나는 한 명의 ‘흑인 여성’이 보이는데.” 그렇다면 백인 남성은 거울에 무엇이 보인다고 말했을까. 답은 “한 명의 인간(Human being)”이었다.
사람은 원래 자신이 직접 경험해본 적 없는 굴레를 잘 보지 못한다. 백인 여성의 눈에는 인종이 보이지 않고, 백인 남성의 눈에는 인종과 젠더 모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환경이 존재를 규정하고,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건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언제든 무심코, 한 치의 악의 없이, 편견 어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지금의 한국은 그 누구에게도 미안해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 누군가가 불편함을 호소하면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돼 있는 편견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예민함부터 탓한다. 다수의 편견이 힘센 사회는 그로 인해 상처받은 소수에게 “소수의 관점을 다수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오히려 호통을 친다.
자신이 언제든 상대방에게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내가, 우리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새해에는 나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기로 했다. 일단, 미안합니다. 그리고 노력하겠습니다.
-경향신문-
사람은 원래 자신이 직접 경험해본 적 없는 굴레를 잘 보지 못한다. 백인 여성의 눈에는 인종이 보이지 않고, 백인 남성의 눈에는 인종과 젠더 모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환경이 존재를 규정하고,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건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언제든 무심코, 한 치의 악의 없이, 편견 어린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지금의 한국은 그 누구에게도 미안해하지 않는 사회가 됐다. 누군가가 불편함을 호소하면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돼 있는 편견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예민함부터 탓한다. 다수의 편견이 힘센 사회는 그로 인해 상처받은 소수에게 “소수의 관점을 다수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오히려 호통을 친다.
자신이 언제든 상대방에게 잘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내가, 우리가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새해에는 나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기로 했다. 일단, 미안합니다. 그리고 노력하겠습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