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해의 시작은 내 인생의 나침반과 같다

오리지널마인드 2017. 2. 1. 20:14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과거의 나를 잊고 싶어한다. 뭔가 선을 긋고 분리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이전에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과거에 완벽하지 못한 자신이 행한 것이지 지금의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새해라는 새로운 시간적 변화는 바로 그러한 것을 가능하게 한다. 과거에 완벽하지 않았던 자신을 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나간 실수의 나를, 바로 하루 만에 버리고 새로운 나를 가져보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새해를 기다리고 계획을 세우고 다짐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한다.

또한 새해의 시작은 내 인생의 나침반과 같다. 어떤 활동을 하다가 차질이 생기면 우리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전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어 숲속에서 걷다가 길을 잃게 되면 우리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어디에 서 있나, 여기가 어느 지점인가 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정신없는 매일의 삶 속에서 내가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문득 고개를 들고 주위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가 가야 할 지점을 정하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 이와 같이 해가 바뀌어 시간적 변화가 생기게 되면 우리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인생 지도를 들여다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에 하루 만에 바뀌는 새해이지만 내 인생을 생각하고 계획을 만들고, 다시 시도하는 그런 중요한 날들이다.

이러한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에 그친다고 초조해하지 말자. 사실 새해 계획이 금세 잘 실천되기는 시기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연말에 밀린 일을 하느라, 그리고 연휴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직 누적돼 있는 시기이다. 또한 날씨가 춥기 때문에 활동량이 적어지게 마련이다. 지구상 대부분의 동물에게 겨울은 느리게 활동하고, 휴식을 취하는 계절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 때, 사람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잠을 더 많이 자게 된다. 일조량이 줄어들기에 신체 주기 리듬이 달라지고 심리적으로도 우울감을 더 가지게 된다. 그래서 추운 겨울에 새로운 계획을 기운차게 시도하고 도전하기에는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어려울 수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신년이 되면서 세운 계획을 다시 점검해보자. 신년 초에서 설까지의 그 덤으로 얻어진 시간은 그저 시행착오의 시간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이제부터 목표를 구체화하고 서서히 가동시켜보자. 날씨가 점차 풀리면서 실행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그렇게 봄이 오면 나의 인생 계획도 봄을 맞이할 것이다. 지금은 그저 머릿속에서 구상만 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