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 24시간 만에 30만명이 가입

오리지널마인드 2017. 7. 30. 14:28
인터넷 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영업 개시 24시간 만에 30만명이 가입했다. 시중은행 전체가 작년 한 해 유치한 온라인 고객을 다 합친 것보다 2배 많다. 석 달 전 통신회사 KT 주도로 출범한 인터넷 은행 1호 K뱅크도 급속한 확장세다. '손안의 은행'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두 인터넷 은행의 '메기' 역할로 낙후한 한국 금융이 자극을 받아야 한다.

IT 금융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터넷 은행 출범은 미국·일본 등에 비해 한참 뒤졌고, 중국보다도 2년 늦었다. 은·산(銀産) 분리 규제로 첨단 기술력을 가진 IT 기업이 대주주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 만든 낡은 규제가 신금융의 탄생을 막는 것이다. 철 지난 규제는 인터넷 은행의 설립뿐 아니라 출범 후 운영도 발목 잡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K뱅크는 두 달여 만에 예금·대출액이 1조원을 넘어섰지만 주력 상품인 직장인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K뱅크의 사실상 대주주인 KT가 추가 증자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규제가 그대로면 카카오뱅크도 곧 같은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애초 정부는 규제를 풀어주는 것을 전제로 인터넷 은행의 구조를 짰다. 그러나 야당이던 민주당 반대로 법 개정안이 몇 년째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여당이 된 지금도 민주당은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금융뿐 아니다. 바이오·빅데이터·드론·자율주행차 등 대부분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민주당 반대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 반대 이유는 '피해망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기술력도 있고, 인재도 있는데 낡은 운동권 사고방식에 발목 잡혀 낙오자가 된다면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