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성소수자와의 싸움’ 그리고 ‘이주민과의 싸움’은 그리 오래지 않은, 경제침체를 맨 밑바닥 원인으로 깔고 있는 정치적 현상이다. 21세기 들어 이슬람권에서도 종교적 보수화와 성소수자 공격이 두드러졌다. 이슬람국가(IS)는 동성애자를 살해한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성소수자 인권을 묵살하는 주의회의 보수적인 조치들이 시위대의 의회 점령까지 불렀다. 인도네시아에선 동성애자가 몽둥이질을 당했다. 러시아에선 정부와 국영 언론들이 게이를 악마로 몰아간다. 한국 대선에서 홍준표는 동성애와 군대 내 동성 성폭행도 구분 못하는 수준의 인식을 가지고서 인권을 모욕했다. 어디 그 사람만 그럴까. 모든 혐오는 ‘소수’를 향하고 차별과 범죄로 귀결된다.
작은 변화가 쌓여 세상이 바뀐다. 여성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한국이 성평등 국가로 변모하지 않은 것은, 그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과 지지기반 탓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수십년간 평등의식을 힘 있게 쌓아올리지 못한 탓이다. 여성 외교장관 한 명 보기도 이렇게 힘든 나라이니. 하지만 눈감고 귀막고 흐름을 뒤집을 순 없다. 지난 10일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시청 앞 무대에서는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를 불렀다.
바러드카가 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사에 어떤 이는 “한국에서도 37세 베트남계 게이 대통령 취임, 그런 날이 올까”라는 댓글을 달았다. 바러드카는 정치적으로 ‘진보’ 쪽에 속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피너게일(아일랜드가족당)은 전통과 민족을 중시하는 중도우파 정당이다. 바러드카는 2015년 커밍아웃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반쪽 인도계 정치인도, 의사 출신 정치인도, 게이 정치인도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구성하지만, 나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그 말이 맞다. 사람은 어느 한 요인으로만 규정될 수 없는 존재다. 남의 사적인 것들을, 그것도 어느 한 요인만을 뽑아내서 손가락질하고 공격할 근거는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 시민의 연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오지랖은 필요 없다. ‘우리가 남이가’가 아니고, ‘우리는 남이다’.
<구정은 국제부장 경향신문 >
작은 변화가 쌓여 세상이 바뀐다. 여성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한국이 성평등 국가로 변모하지 않은 것은, 그 대통령의 개인적 특성과 지지기반 탓도 있겠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수십년간 평등의식을 힘 있게 쌓아올리지 못한 탓이다. 여성 외교장관 한 명 보기도 이렇게 힘든 나라이니. 하지만 눈감고 귀막고 흐름을 뒤집을 순 없다. 지난 10일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식이 열린 시청 앞 무대에서는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이 노래를 불렀다.
바러드카가 총리가 될 것이라는 기사에 어떤 이는 “한국에서도 37세 베트남계 게이 대통령 취임, 그런 날이 올까”라는 댓글을 달았다. 바러드카는 정치적으로 ‘진보’ 쪽에 속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가 대표로 있는 피너게일(아일랜드가족당)은 전통과 민족을 중시하는 중도우파 정당이다. 바러드카는 2015년 커밍아웃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반쪽 인도계 정치인도, 의사 출신 정치인도, 게이 정치인도 아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나를 구성하지만, 나를 규정하지는 않는다.”
그 말이 맞다. 사람은 어느 한 요인으로만 규정될 수 없는 존재다. 남의 사적인 것들을, 그것도 어느 한 요인만을 뽑아내서 손가락질하고 공격할 근거는 없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 된다. 시민의 연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오지랖은 필요 없다. ‘우리가 남이가’가 아니고, ‘우리는 남이다’.
<구정은 국제부장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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