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3일 차세대 원전 개발을 위한 협력을 논의했다. 사용후핵연료를 다시 연료로 사용하는 신기술이다. 한 번 연료를 넣으면 원전을 최장 6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원자력 선진국들은 고속 증식로, 토륨 원자로, 모듈형 원자로 등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술이 실용화되면 원료 공급의 제한이 사라지고 안전성은 대폭 향상된다.
원자력 기술은 60년 역사를 거치면서 발전해왔다. 앞으로 30년, 50년 뒤엔 지금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신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 반(反)원전 측은 핵폐기물을 수만 년 이상 안전하게 보관할 수 없다고 한다. 산업혁명 후 250년 만에 지금의 문명을 만든 과학기술이 앞으로 수십~수백 년 동안 핵폐기물 처리 방법을 찾아내지 못할 거라고 보고 수만 년 뒤를 걱정하나.
우리나라는 2001년 출범한 '4세대 원자력 시스템 국제포럼' 13개 회원국 중 하나다. 이 분야 주요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한수원은 2026~27년 완공 예정인 천지원전 1·2호기에 신형 원자로 APR+ 기술을 처음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7년간 2000억원을 들여 완성한 중력(重力) 냉각수 공급 방식으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이다. 그러나 정부의 신규 원전 건설 포기로 통째로 사장(死藏)될 운명이다.
빌 게이츠 회장은 2013년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서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달 사이 한국에서 벌어진 탈원전 소동을 보면서 이 생각을 지워버렸을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 원전 212기를 짓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대로 가면 원전 산업에서 한국은 완전히 탈락하고 중국이 세계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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